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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s

[Reports] 마이클 고먼|바울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십자가의 길

바울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십자가의 길

Michael J. Gorman


Paul and the Cruciform Way of God in Christ


바울 신학의 정수, '십자가에 못 박힌 메시아'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22절에서 자신의 사역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이 선언은 단순히 기독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바울에게 있어 '십자가에 못 박힌 메시아'는 하나님의 본성, 성령의 사역, 교회의 정체성,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윤리를 규정하는 모든 신학적 영역의 중심입니다.

 

바울은 복음의 서사를 통해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신학자'입니다.

 

1. 십자가 형상성(Cruciformity)의 정의와 성격

 

'십자가 형상성'이란 용어는 '십자가 모양(Cruciform)''순응(Conformity)'의 합성어로, 십자가에 못 박힌 메시아 예수에게 순응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 신비적 실재: 이는 추상적인 도덕 원칙이 아니라, 믿음과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연합(in Christ)하고 성령이 내주하시는 신비적이고 실제적인 경험에 뿌리를 둡니다.
  • 서사적 영성: 십자가 형상성은 단순히 그리스도를 흉내 내는(imitatio Christi) 윤리가 아닙니다. 내주하시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권능을 통해 신자의 삶 속에서 자신의 신실함과 사랑의 이야기를 재현하시는 '서사적 영성'입니다.

 

2. 바울의 마스터 스토리: 빌립보서 26-11

 

바울 신학의 근간이 되는 '마스터 스토리'는 빌립보서 2장에 나타난 그리스도 찬가입니다. 이 서사는 "x에도 불구하고, y를 착취(이용)하지 않고, 도리어 z를 행하셨다"는 독특한 구조를 가집니다.

 

하나님과 본체이심에도 불구하고, 그 지위를 자기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입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은 십자가 형상적 삶의 완벽한 패러다임이 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자기 비하와 십자가 죽음이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어떠하심(Godlikeness)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계시라는 점입니다.

 

3. 십자가 형상적 삶의 세 가지 도덕적 주제

 

화해시키는 원수 사랑 (Enemy-love)

 

바울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하나님의 원수'였을 때 베풀어진 하나님의 사랑으로 규정합니다.

 

신자는 이 사랑을 통해 하나님과 화해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화해의 직분을 맡은 자로서 타인을 대해야 합니다. 이는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삶, 즉 보복의 권리를 포기하고 용서와 회복을 추구하는 '회복적 정의'의 실천으로 나타납니다.

 

십자가 형상적 관대함 (Generosity)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연보를 독려하며 그리스도의 성육신 서사를 인용합니다.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8:9)

 

그리스도인의 관대함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와 소유를 포기하여 타인의 필요를 채우는 하나님의 관대하심을 구현하는 행위입니다.

 

십자가 형상적 환대 (Hospitality)

 

로마서 14-15장에서 바울은 서로 비판하던 문화적, 종교적 배경이 다른 신자들에게 서로를 '환대(Welcome)'하라고 촉구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하신 것처럼, 신자 또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며 공동체의 건덕을 위해 서로를 용납해야 합니다.

 

결론

 

바울에게 십자가 형상적 삶은 곧 '하나님 형상적 삶(Theoformity)'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하나님의 행동이었기에, 우리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삶으로 재현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과 사역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윤리는 단순히 세상을 개선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서사를 우리 몸에 새기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권능을 힘입어 원수 사랑, 관대함, 환대의 실천을 통해 이 땅에서 십자가의 신비를 증언하는 공동체로 살아가야 합니다.


Paul and the Cruciform Way of God in Chris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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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ul and the Cruciform Way of God in Christ (출처 Journal of Moral Theology)

 


 

ⓒ 십자가 형태의 하나님 안에 살다 (출처 교보문고)